티스토리 뷰

리뷰 열람실

엄마 심리 수업

마음조각가 2024. 2. 11. 09:35

목차



    반응형

    1. 엄마 심리 수업 - 저자 윤우상

     

    이 책은 엄마의 무의식이 아이를 키우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며 무의식이 아이를 키운다고 말한다. 엄마의 무의식 속에는 두 가지 비밀 코드가 있는데 바로 '엄마 냄새'와 '엄마 색안경'이다. 

     

    <엄마 냄새>
     엄마는 냄새다. 엄마라는 품에서 살아온 아이는 당연히 엄마 냄새가 몸에 밴다. 다른 냄새와는 달리 엄마 냄새는 평생 몸에 붙어 있다.어딜 가나 엄마 냄새를 풍기면서 살아간다. 돼지갈비를 먹고 나오면 사람들이 금방 알듯이 엄마 냄새가 몸에 밴 아이도 사람들이 금방 알아낸다. 
     오해하지 말자. 여기서 엄마 냄새는 실제 엄마의 체취를 말하는 게 아니다. 엄마가 아이 옆에 하루 몇 시간 이상 있어줘야 한다는 의미의 엄마 냄새가 아니다. 엄마가 아이를 직접 돌봐야 한다는 애착 관계를 의미하는 엄마 냄새가 아니다. 육체적인 엄마 냄새, 엄마와 함께 살면서 맡는 살 냄새는 이 책에서 말하는 엄마 냄새와는 아무 상관없다. 여기서 엄마 냄새란 '엄마의 마음'을 의미한다. 
     엄마가 아이를 귀여워하는 마음으로 보면 아이 몸에는 귀여운 냄새가 밴다. 엄마가 아이를 못났다고 보면 아이 몸에 못난 냄새가 밴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못난 냄새를 풍기고 사람들은 아이를 왠지 모르게 못난 아이 취급을 한다. 이게 엄마 냄새다. 엄마 살의 냄새가 아니라 엄마 마음의 냄새다.
     받는 것 없이 예쁜 애가 있고 주는 것 없이 미운 애가 있다. 바로 엄마 냄새 때문이다. 괜히 예쁜 애는 어려서 예쁨을 많이 받아서 그렇다. 예쁨받는 냄새가 몸에 배서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 아이를 예뻐하게 된다. 왠지 이상하게 마음에 안 드는 애는 부모가 아이에게 준 '마음에 안 드는 냄새'가 몸에 배서 그렇다. 끌림의 법칙이다. 사랑받은 아이는 사랑을 끌고 미움받은 아이는 미움을 끌어 당긴다. 엄마 냄새 법칙이 우주의 법칙이다.

     

    엄마 냄새라는 코드는 엄마가 내 아이를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고 제시한다. 사랑이 가장 필요한 아이가 가장 사랑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사랑을 갈구한다는 글이 떠오르는 내용이다. 나도 아이의 유아시절  못 미더워 아이의 삶에 아이를 보조로 세우고 내가 주인공으로 개입하려 했던 시기가 있었다. 어느 날 아이는 점점 스스로 못하는 아이가 되는 듯했고 그때 '문득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라는 깨달음에 아이의 삶에 아이가 주인공을 맡고 나는 관객석으로 물러나야 된다고 다짐했었다. 아이는 엄마의 마음 속도보다 더 빠르고,  안정된 발걸음으로 세상으로 뻗어나갔다. 아이에게 나의 불안과 걱정을 투사시키면 아이는 걱정스러운 아이가 되는 것을 나도 느꼈던 바여서 엄마 냄새라는 코드가 와닿는 바이다.

     

    <엄마 색안경>
    세상에는 색안경을 낀 엄마들이 적지 않다. 엄마가 까만 색안경을 끼고 보면 하얀 내 아이가 까만 애로 보인다. 까만 물을 빼려고 매일 때밀이 수건으로 빡빡 밀어대고 아이는 괴롭다고 운다. "엄마, 나 하얀색이야! 괜찮아!" 하고 소리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엄마 눈에는 까만 애로 보이니까. 정성 들여 까만 물 뺀다는 게 아이의 하얀 피부만 다치게 한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데 나중에 보니 아이가 병들어 있다. 그 이유가 엄마의 색안경 때문일 수 있다. 엄마의 색안경은 지혜로운 엄마와 어리석은 엄마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얀 아이를 까맣게 본다면 엄마의 정성은 오히려 독이 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엄마의 색안경이 정확히 뭘까? ' 아이를 보는 엄마의 눈' 이자 '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심리'다. 엄마에게는 자신이 살아온 세계가 있다. 색안경은 살아온 경험, 성격, 가치관이 혼합되어 만들어진다.

     

    위의 글을 보면서 나도 떠오른 아이와의 경험이 있어서 서술한다. 아이가 매달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병원이 있었는데 유독 그 선생님 앞에선 인사를 안 하는 것이었다. 나도 민망한 나머지 진료 보고 나오면 " 너는 선생님 매번 보면서도 인사를 그리 안 하니? 다음부터 공손하게 인사해."라고 다그치곤 했다. 여기에 나의 색안경이 개입되었던 거 같다.

     어린 시절 수줍음이 많고 저 멀리서 선생님이나 친구가 걸어오면 어느 타이밍에 인사를 해야 되지 고개를 푹 숙이고 소심하게 걷던 내 모습, 그 모습이 아이한테 보여서 내 아이가 소심하고 수줍어서 내가 그랬듯이 속걱정이 많은 아이로 클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의 움츠리는 행동이 바로 자발성이라고 말한다. 밖으로 펼치는 힘만 자발성이 아니고 안으로 움츠러드는 음의 힘도 자발성이며 움츠리는 행동은 아이의 몸 전체에서 나오는 자발적인 반응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은 아이의 최선이고 아이의 생존 방식이라고 말한다. 어른의 잣대로 인사성 바른 아이는 예의 바른 아이라는 프레임 속에 아이들을 넣어두고 음의 자발성을 내는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못한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는 내 걱정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가면서 '고마워 미안해 '라는 인사말도 잘하고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해서 선생님에게 조잘조잘 자기의 말을 신나게 표현하는 걸 즐기는  아이로 잘 성장해 주었다. 

     

    2. 투사 : 내가 경험한 엄마 심리학

    아이가 '초등학교'라는 어쩌면 사회생활의 첫 관문을 앞둔 무렵,  모든 엄마가 '우리 아이가 학교라는 곳에서 잘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과 염려를 품고 있듯이, 나 또한 그러하였다. 이제 '학습'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할 시기이고, 우리 아이의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며, 내가 엄마로서 아이의 공부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게 옆에서 같이 뛰는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책상을 마주하고 아이는 수학 문제집을 풀고 나는 반은 독서, 반은 곁눈으로 문제를 푸는 아이를 보는 일과가 매일 반복되었다.  아이의 공부를 보조하는 나의 마음은 언제나 가슴 속에 참을 인(忍) 자를 깊숙이 새기는 것부터였다. 나는 나를 매일 단두대에 올려놓고 나의 화가 터지지 않는 연습부터 해야 했다. 그러나 걱정기도는 그것이 일어나길 바라는 기도라고 했던가? 화의 불씨는 자주 당겨졌고, 아이의 눈물이 내 마음을 적시며 나도 죄책감에 우는 날들이 반복되었다. 

      회전문 앞에 아이를 세우고" 반 바퀴를 돌아서 반대편 문으로 나가야 돼. 알겠지? 모르겠으면 스스로 생각해야 돼."라고 초조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아이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나에게 오는 날들이 반복되는 답답한 시기였다. 어느 날 보니 회전문에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닌 수학을 어려워하고 선생님이 칠판 앞에 문제 풀어라 시킬까 봐 떨고 있는 나의 어린 시절이었다. 나는 두려웠던 것이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내 번호 44번의 번호가 호명되어 칠판 앞에 서서 아무것도 못하는 꿈을 꾸었던 것이,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두려웠던 것이다. 

     아이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에 집중해야 할 에너지를 엄마의 감정 조절을 숨가프게 좇는데 쏟아야 했던 것이었다. 미안하다. 그렇다. 늘 미안했다. 나의 소중한 아이. 사랑스러운 아이. 매일 호명되어 엄마가 풀어야 할 숙제를 직접 풀어야  했던 내 아이. 그럼에도  아이는 늘 언제나 엄마를 용서했고 먼저 안아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분리되었다. 샴쌍둥이가 분리하는 수술대에 오르듯이 우리는 하루 아침에 분리되었다. 아이는 화내는 엄마라도 익숙함이었던지 같은 공간에서 하길 원했지만 우리는 성공적으로 분리되었다. 지금도 학습을 하면서 화를 절대로 내지 않는 엄마는 못 되었지만, 나의 투사(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또는 문제점 등을 남에게 던져버리는 작용)를 인정하고 아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노력 중이다.

     

    반응형

    '리뷰 열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인생 구하기  (0) 2024.02.14
    회복탄력성  (0) 2024.02.13
    돈의 심리학  (0) 2024.02.10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0)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