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리뷰 열람실

돈의 심리학

마음조각가 2024. 2. 10. 13:29

목차



    반응형

    1. 돈에 있어서 드는 감정에 대하여

    (money)의 사전적 정의는  경제적 교환의 매개체로서 일반의 합의에 의해 수용되는 물건을 가리킨다. 이렇게 정의되는 단순한 의미의 물건에 대해서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의 페이지는 무한하다. 기쁨, 슬픔, 절망감, 자만심, 겸손함, 평정심, 초조함, 탐욕, 거만, 비참함, 배신감, 굴욕감, 정복감, 존중감, 수치심, 부러움, 자격지심, 설렘, 성공욕, 낭패감 등등 인간의 삶에 돈이란  하루도 거역할 수도 떼려야 뗄 수도 없는 물건인 거 같다.  돈에 대한 이러한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 내가 경험한 바를 서술하고자 한다.

    1) 돈은  설렘이다.

    어린 시절  풍족하지 못하고 가난하였지만, 가난하다는 의미는 비교에 의해 측정되고 가늠되는 의미였던지 가난하다는 생각조차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언니와 나는 지금의 간편한 배달 문화와는 달리 동네 식육점에서 직접 튀겨서 파는 치킨을 한 달에 한번  둘이서 직접 손잡고 가서 포장해 왔다. 정확히 가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엄마가 주신 돈 몇천 원을 꼬깃꼬깃 소중히 손에 쥐고 직접 가서 주문하고 기다리는 과정은 '설렘' 그 자체였고, 사장님 주변을 맴돌며 생닭을 반죽하고 튀기는 냄새를 맡으며 언니와 나는  '행복함'으로 가는 여정을 몸소 체험하였다. 다 튀겨진 검은색 봉지를 들고 집으로 가서 맛있게 먹은 기억보다 식육점에서 기다리는 과정이 더 머릿속에 뚜렷이 기억나는 걸 보면 돈 몇천 원은 분명 나에게 설렘이었다. 그리고 나의 언니와 함께  나누는 설렘을 서로 공감하기에도 충분했다. 지금은 자주 먹는 치킨이지만, 카드로 주문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배송되는 장점에도 어린 시절 현금을 들고 가서 기다리는 설렘엔 비할 바가 못된다. 순수한 설렘이 그립기도 하다.
     

    2) 돈은 수치심이다.

    초등학교 시절, 그때는 국민학교였다. 나는 학교를 가기 위해 동네에서 운영하던 마을버스를 타고 다녔다. 마을버스비는 50 원이었던 시절, 나는 그날 십 원짜리 4개, 40원밖에 수중에 없었던지라 걱정하고 초조해하면서도 '설마 사십 원이니 버스 기사님이 모르시겠지, 일일이 세어보시진 않으실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마을버스를 탔다. 타자마자 뒷자리 쪽으로 쭉 걸어 들어갔다. 붐비는 사람들 사이로 나의 존재를 익명성에 부치고 싶은 본능이었으리라. 한 코스 지났을까. 버스 기사님이 누가 40 원만 냈냐며 10원 안 낸 사람 누구냐고 노발대발하시는 거였다. 나는 너무 놀라고 부끄러워 하차하려면 아직 몇 코스나 더 남았음에도 다음 정류장에서 부랴부랴 내리고 말았다. 내가 지불하지 않은 10원은 낭패감이자 수치심이었다. 그 순간에도 나의 양심에 내려지는 나의 초자아는 '목적지까지 안 가고 중간에 내렸으니 된 거야'라며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버스비에 나 자신을 비양심의 바다에 던져버리지 않으려 스스로를 추스르며 도닥였다. 하지만 버스에서 길가로 몸을 던질 때 내 얼굴을 봤더라면 누구라도 "아 쟤가 10원 안 냈네 "라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으리라. 나는 얼굴 전면으로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그 시절 10원은 아이들이 입안 가득 과일향 나는 단물나는 풍선껌을 씹으며 자기들 얼굴만큼이나 큰 풍선을 불 수 있는 풍선껌을 씹을 수 있었다. 나에게 10원은 그 뒤로 얼마간 수치심이었다.
     

    3) 돈은 투기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한 손엔 초코산도, 한 손엔 딸기산도를 쥐고 있음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던 어린 시절, 산도의 작은 행복이 권태로워지고 또 다른 욕망에 목말라 있을 무렵, 우리 동네 문방구에 한 판에 50 원하는 뽑기를 발견하였다. 50원을 넣으면 그때 당시 350 원하는 '맥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때 비로소 구구단을 주야장천 외우는 의미를 되새기며 50원이 무려 7배에 달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눈이 뒤집혔다. '꽝'이면 엄지손가락만 한 한입거리인 설탕발린 바나나빵을 받게 되지만, 그 사실보다는 '맥콜'이 줄 수 있는 7배의 수익이 훨씬 매력적이었다.
     며칠 동안 주도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다른 아이들이 여러 차례 50원을 넣고 돌리면 7번에 한 번 꼴로 '맥콜'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앞에 남자아이가 하는 것을 무관심을 가장한 채 지켜본다. 4번다 꽝 그다음 내 차례 꽝, 꽝, 그다음인데 주머니에 돈이 없다. 달려간다. 눈앞에 성과를 두고 다음기회를 노릴 순 없는 것이다. 언니가 가진 200원을 낚아채듯이 들고 가서 이번에 된다는 확신과 빌린 돈이라는 두려움으로 뽑기 기계를 돌린다. 내 심장은 이미 요동치고 있었고 , 결과는 모든 투기가 그렇듯이 내가 원하는 결과를 내어주지 않았다. 패잔병의 쓴맛을 안은채 돌아가는 길은 아득히 길기만 하였다. 나에게 주어진 바나나빵은 투기를 하는 과정에서의 긴장과 예상대로 나오지 않은 결과 때문에 목구멍에 잘 넘어가지 않았다. 언니는 아무 말 없이 내 양손만 확인한 채, 어떤 말보다 무언의 질책이 더 가혹하다는 걸 안다는 듯이, 차가운 눈빛만 쏘아주었다.
     나는 이때 이미 경험하였는지 모른다. 돈이라는 열매가 낳는 큰 수익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남에게 빌린 돈으로 하는 투자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낳는다는 것을.

     

    2. 돈의 심리학 책에 관하여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나에게 돈이란 끝도 없는 물음표를 던졌다. 돈의 심리학이란 책은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라는 다소 직설적이고 직설적이어서 아픈 질문을 하며 나의 손에 집어 들려졌다. 그러나 막상 본문에는 아무런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보통 사람도 몇 가지 행동요령만 익히면 부자가 될 수 있고, 금융 성공은 대단한 과학이 아니라고 한다. 즉, 금융은 소프트 스킬이고, 소프트 스킬에서는 아는 것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부자가 되는 방법은 겸손함과 편집증이 어느 정도 합쳐져야 한다고 한다. 돈을 버는 것은 버는 것이고 , 이를 유지하는 것은 별개다. 부는 유지에 있으며 돈을 벌어서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부자인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낙천적 사고를 하고, 적극적 태도를 가져야 하며 돈을 잃지 않는 것은 겸손해야 하고, 또한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이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투자자로서 당신이 성공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것은 자동주행 모드로 유유히 달리던 수많은 세월이 아니라 간간이 끼어드는 공포의 순간에 당신이 보이는 반응이 될 것이라고 한다. 즉 주변사람들이 모두 미쳐갈 때 평범한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구는 특히 와닿았다. 돈 앞에서 평정심을 갖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투자를 함에 있어서 특히 사람의 감정은 요동친다. '경기침체' '비관적 경제전망'이라는 단어는 불안함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내 돈이 눈앞에서 비관적 경제라는 파도에서 속수무책으로 모래성처럼 산산이 부서질까 봐 전전긍긍하게 되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평안한 일상을 유지하는 게 돈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알려준다.
      이 책은 부는 남에게 보이는 '소비 부자'가 아닌 숨어있는 소득인 '자산 부자'라는 사실을 명백히 하며 진짜 부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다. 투자에 관해서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인물들도 하나같이 투자는 90퍼센트가 심리라고 말한다. 나의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데 투자가 되겠냐는 의미로 들린다. 물론 이러한 투자 심리도 무수한 경험과 갈고닦아진 통찰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반응형

    '리뷰 열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인생 구하기  (0) 2024.02.14
    회복탄력성  (0) 2024.02.13
    엄마 심리 수업  (0) 2024.02.11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0) 2024.02.10